사고 직후에는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
범계 교통사고 한의원을 찾으시는 분들께 사고 당시 상황을 여쭤보면,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.
당연합니다. 충돌 순간에는 몸이 살아남는 데 모든 걸 씁니다. 상대방과 연락처를 주고받고, 보험사에 전화하고, 차를 옮기는 동안 정신이 없습니다. 그러다 며칠 뒤에 목이 아파 오면 그제야 "그때 뭘 확인했어야 했지" 싶어집니다.
그 사이 몸 안에서는 순서대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.
아프지 않아도 진료 기록은 남기세요
현장에서 "괜찮습니다" 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. 실제로 그때는 안 아픕니다.
통증은 대개 12~72시간 뒤에 올라옵니다. 아드레날린이 빠지고 손상 부위에 염증이 진행되면서 나타납니다. 사고 당일 멀쩡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목이 안 돌아가는 게 이 때문입니다.
문제는 내원이 늦어지면 두 가지가 불리해진다는 점입니다.
회복이 늦어집니다. 염증이 활발한 초기 2주에 통증과 근육 경직을 잡아 두면 빨리 정리됩니다. 통증이 굳은 뒤에 시작하면 같은 상태에 도달하는 데 몇 배로 걸립니다.
인과관계 다툼이 생깁니다. 사고와 증상의 연결은 진료 기록으로 증명됩니다. 2주가 지나 처음 병원에 가면 그 사이 다른 원인으로 다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.
그래서 통증이 없어도 사고 후 3일 이내에 한 번 진료를 받아 기록을 남기시길 권합니다.
이런 증상이면 바로 응급실로
머리를 부딪힌 뒤 어지럽거나 토하는 경우,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는 경우, 숨쉴 때 가슴이 찌르듯 아픈 경우입니다. 시간을 다투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.
첫 사흘의 시간표
사고 직후 몇 시간. 교감신경이 최대로 올라가 통증 감각이 눌립니다. 손상은 이미 일어났는데 느끼지 못하는 시기입니다. 이때 "괜찮다"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.
12~72시간. 아드레날린이 빠지고 손상 부위에 염증 반응이 올라옵니다. 부종이 생기면서 주변 근육이 방어하느라 굳습니다. 목이 안 돌아가고 뒷목이 무거워지는 시점이 여기입니다.
사흘째 전후. 통증이 가장 뚜렷해집니다. 아침에 일어날 때가 제일 심하고, 하루 움직이다 보면 조금 풀리는 양상이 흔합니다.
이 시기에 하지 말아야 할 것
- 뜨거운 찜질과 찜질방. 염증이 올라오는 시기라 열을 가하면 붓기와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
- 세게 주무르거나 마사지건을 대는 것. 방어하느라 이미 긴장한 근육에 강한 자극을 더하는 셈입니다
- 목을 억지로 꺾어 소리 내는 것. 늘어난 인대와 느슨해진 관절을 더 흔들어 놓습니다
대신 처음 이삼일은 냉찜질이 낫고, 통증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천천히 움직여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. 완전히 안 움직이면 오히려 굳습니다.